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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MCEscher | 2011/01/01 00:00 | 나는누구? | 트랙백
[詩]네팔에서 온 편지

네팔에서 온 편지

이제야 사람이 꽃에 비유되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.
자신을 오랜만에 드러내는 돌과 돌 사이의 체온
단 열흘을 살면서 백 년의 침묵을 남기는 꽃,
말을 아껴 옷을 만들어 입는 사람들이라
그 목소리가 오다가 얼고 내 앞에서도 부서지네요.
추운 꽃은 웃지 않고도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어요.

반년이 넘었는데도 손톱, 발톱은 자라지 않고
머리털도 여기저기 반 이상 빠져버렸습니다.
희박한 산소 때문이라느니 부실한 영양 때문이라 하지만
그간에 간직해온 내 몸의 복잡한 부품은 다 버리고
생명의 중심에 있는 야생화, 길고 뜨겁고 신비한
그 환생이 내 이름이고 마침내 끝이고 싶습니다.

유장천이라는 곳을 혹 아시는지요?
하늘에 피는 연꽃이 피었다가 잠드는 곳,
모든 하늘 중에서 제일 생각이 깊은 하늘이지요.

우리가 그림자만으로 한생을 사는 것 잘 아시듯
그 싱싱하고 평화로운 곳까지 무사히 가기 위해
공기를 낱알같이 한 개씩 먹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.

드디어 하늘의 맨살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.
공기의 위에서 내가 가벼워지기 시작합니다.
사면과 팔방이 하얗게 밝아집니다.
모든 소원이 이제야 피어나기 시작하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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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종기. 시집 '하늘의 맨살'(문학과지성 시인선 376). 문학과지성사. 2010년 5월.
by MCEscher | 2010/05/30 11:51 | 시집읽기 | 트랙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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